지난 일요일. 단디 기저귀를 갈다가 오른쪽 눈에서 아주 작은 하얀 점을 발견했다.
눈곱인 줄 알고 떼주려고 자세히 보니 다래끼 초기 증상이다. 7개월 아기에게 다래끼라니...ㅠㅠ
요즘 잡고 일어서고 베이비룸을 잡고 돌아다니더니 활동 범위가 넓어졌다. 자연스럽게 손도 더 더러워졌을 거고 눈도 자주 비비다 보니 병균이 들어가서 다래끼가 생겼나 보다. 손을 더 자주 닦아줬어야 하나 아기에게 미안했다.
빨리 병원에 데려가려고 했는데, 정작 월요일 아침이 되니 하얀 점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더 커지지 않고 없어진 줄 알고, 안심하고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화요일... 오른쪽 눈꺼풀이 빨개지고 붓기 시작해서 오전에 급하게 동네 소아과를 찾았다.
의사 선생님께서 다래끼가 맞다고, 빨리 치료할수록 빨리 끝난다고 하셨다. 그나마 심해지기 전에 병원에 와서 다행이었다. 항생제를 포함한 약을 이틀 치 처방받고 나왔다. 혹시 눈에 넣어야 하는 약이 있을까 봐 좀 걱정했는데, 다행히 먹는 약만 처방받았다.
항생제는 냉장보관하라고 안내해 주셔서, 집에 오자마자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복약안내문을 살펴보니 조제약은 페니실린계 항생제, 소염효소제, 정장제, 알레르기 치료제로 구성되어 있었다. 알레르기 치료제 때문에 졸릴 수 있고, 항생제 때문에 설사를 할 수도 있다고..
항생제는 보통 6시간정도 텀을 가지고 먹인다고 해서 8시, 14시, 20시로 먹이는 시간을 정해두었다. 이제 맛에 대한 감각이 좀 생겨서인지 약을 먹이려고 하니 안 먹으려고 온 몸에 힘을 주고 버틴다. 자꾸만 뱉으려고 해서 난감했지만 두 번째 날엔 요령을 찾아서 분유 먹일 때처럼 꽉 끌어안고 입꼬리 쪽으로 약을 흘려 넣는다. 싫다고 울고불고 난리를 치지만 ㅠㅠ 그래도 아픈 건 나아야지 아들..
눈꺼풀이 가렵고 불편한지 손으로 자꾸 비비려고 한다. 최대한 제지하려고 했지만 역부족.. 그 기분 백번 이해하지만 ㅠㅠ 빨리 나으려면 손 비비면 안돼~ 하면서 손이라도 씻겼다. 말도 안 통하는 아기라 설명을 할 수도 없으니 속상했다. 어서 크자 아들~
이틀 치 약을 먹고 병원을 다시 찾았다.
약을 다 먹고 나니 부기가 많이 가라앉았다. 목요일에 다시 병원을 찾았는데 다래끼가 아직은 남아있어서 약을 이틀 정도 더 먹어 보고 토요일에 다시 방문하기로 했다. 이전과 같은 약을 이틀 치 더 처방받았다.
아침 일찍 나왔는데도 몹시 더웠다. 가까운 거리라 아기띠를 하고 나왔는데 맞닿아 있는 부분이 후끈후끈 했다. 뙤약볕도 너무 강했다. 다음부터는 그냥 유모차에 태우고 차양막을 풀로 내려야지.. 일단 병원과 약국을 들르고, 더위를 달랠 겸 재택근무 중인 남편도 챙길 겸 커피를 테이크 아웃해서 집으로 왔다. 단디는 더워서 지쳤는지 오는 중간에 잠이 들었다.
남은 약을 다 먹고 나면 나아야 할텐데.. 다래끼가 커지면 처치하기가 더 힘들어지니 문제다.
차라리 나한테 다래끼가 났으면.. 초기에 작을 때 떼 버리는 무식한 방법을 쓰겠지만 그건 나니까 가능한 거고 아들에겐 절대 아니니까. 아기 손, 아기 노는 베이비룸 바닥, 벽, 장난감을 좀더 자주 닦고 관리해줘야겠다. 이제 베이비룸 너머 TV장에도 손이 닿아서 같이 청소는 해 두고 있는데, 정말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하루가 다르게 활동반경이 넓어진다. 아랫니가 올라오고 있어서 침을 많이 흘리고 온갖 물건을 다 입으로 넣고 있다. 결국 내가 조심하는 수밖에 없겠지...
다래끼는 시작일 테고, 이제 한번 두 번 아프기 시작할 거다. 코감기 한번 지나갔던 거 외에 딱히 아픈 적이 없었어서 초보 엄마는 좀 무섭다. 아파도 짧게 조금만 아프길 바라본다. 일단 다래끼 썩 물러가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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