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로 216일을 맞은 단디는 잘 먹고 잘 자라고 있다.
키 몸무게는 초초 우량아 급이고 그에 맞게 머리도 크지만 ㅎㅎ 커서 더 귀엽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내 콩깍지겠지.. 아무튼 나중에 어땠더라 하고 떠올릴 때 도움이 되도록 한 달마다 성장 상황을 기록해 보려고 한다.
먹는 것 :: 일단 잘 먹는다. 이유식 시작한 지 딱 한 달째.
이유식은 하루 2회. 하루에 평균 150그램 정도 먹고 있다. 묽은 이유식은 안 먹으려고 해서, 죽처럼 만든 후 최대한 갈고 체에 걸러서 입자만 곱게 만들어 주고 있다. 쌀, 고구마, 감자, 소고기 들어간 이유식은 거의 안 남기고 잘 먹는다. 애호박, 단호박, 버섯이 들어가면 약간 적게 먹긴 하지만 그래도 거부하지 않는다.
대놓고 거부한 이유식이 딱 한 종류 있었는데, 시판하는 누룽지버섯죽(1.5단계)이었다. 한두 스푼 맛보고 대놓고 뱉어내면서 거부하기에, 처음에는 입자가 좀 커서인 줄 알고 체에 으깨서 다시 시도했었다. 하지만 그래도 안 먹는 걸로 봐서는 아마도... 누룽지 향이 단디에게는 너무 강해서 거부감이 들었을까 하고 추측할 뿐.
너무 강렬하게 거부해서 이유식 자체에 거부감이 생겼을까봐 좀 걱정했지만 다행히 급히 만든 감자 이유식은 맛있게 잘 받아먹었다. 오늘은 처음 단호박을 시도했는데 60그람 정도 먹었으니 나름 선방한 편. 아직 알레르기 반응도 없어서 우선은 다행이다.
분유는 4시간보다 조금 긴 텀으로 회당 200ml정도 먹는다. 이유식 먹고 바로 보충할 때는 100~170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는데, 이건 애기 기분이나 컨디션에 따라먹는 양이 많이 달라서 평균 내기가 좀 힘들다. 평균적으로 하루에 8~900ml 안팎으로 먹는 것 같다. 분유만 먹을 때는 하루 1000ml 정도 먹었으니 이유식 먹는 양만큼 분유량은 줄어든 것 같다.
간식은 열흘 정도 전에 시작했다. 튀밥과 떡뻥은 처음부터 잘 먹었고, 과일 퓌레는 처음 한 두 번은 거부하더니 그 이후로는 잘 먹는다.
자는 것 :: 9시 수면 ~ 새벽1-2시 수유 후 바로 수면 ~ 6시 기상
시간이 딱 떨어지는건 아니지만 대충 패턴은 잡혔다. 하지만 통잠은 아직이다 ㅠㅠ 그나마 새벽에 수유를 두 번씩 안 하는 게 어딘가 싶다. 가끔 7시간까지는 수유 없이 자는 걸 봤는데, 말 그대로 너무 가끔이라 ㅠㅠ 언제쯤 통잠 잘거니 단디야..
최근에 자다가 새벽에 자주 깨고 끙끙거리다가, 어제그제 다시 조용하게 잘 자더라. 차이점이 뭔가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며칠 동안 소고기가 안 들어간 이유식을 해준 시기랑 애기가 새벽에 끙끙댄 시기가 미묘하게 맞는다. 철분이 부족하면 아기가 새벽에 깰 수 있다더니 이건가 싶었다. 다행히 소고기 이유식 먹고부터는 깨는 횟수가 확 줄었다. 엄마가 소고기 맨날 넣어줄게 ㅠㅠ
나는 잠귀가 몹시 밝은 편이라 애기가 끙끙거리기만 해도 잠이 깬다. 잠깐이라면 금방 다시 잠들 수 있지만, 끙끙거림이 길어지거나 안아서 달래야 하거나 하는 상황이 되면 내 잠은 다 깨버리는 상황이 종종 생긴다. 덕분에 수면의 질이 몹시 엉망이다 ㅠㅠ
낮잠은 아직 시간대가 일정하게 정해지진 않았다. 요즘은 힘쓰고 놀다가 유난히 찡얼거린다 싶을때 낮잠용 유모차에 태우면 금방 잔다. 이런 식으로 하루 2~3번 나눠서 자고, 시간을 합하면 보통 2시간 미만. 정말 잘 잔다 싶은 날엔 합해서 3시간 정도 자는 것 같다. 낮잠시간이 정해지면 좋겠지만 아직은 이른 것 같기도 하고.. 그나마 요즘 잡고 일어서기 시작하면서 잠드는 빈도도 조금 늘어났다.
싸는 것 :: 아무 이상은 없지만, 매일매일이 스펙타클하다
힘세고 움직임이 많은 아기이다 보니, 큰 일을 볼 때 실시간으로 발견하지 않으면 100% 빨래 거리와 청소 거리가 탄생한다. 그나마 매일매일 큰 일을 봐주면 좀 나은데, 하루 이상 밀리면......... OTL 그나마 요즘은 익숙해져서 침착하게 대응하는데, 애 막 뒤집고 기기 시작했을 땐 진짜 사고 회로가 정지하는 느낌이었다..ㅋ
이유식 먹고 나서부터는 좀 더 신경 써서 관찰 중인데 다행히 유의한 이상은 없다. 이유식 먹일 때 물을 좀 더 먹여야겠다 정도?
말하기 :: 항의하고 싶은 타이밍에 특히 옹알거린다
엄마 손이랑 실수로 부딪혔다던가, 일하느라 자기를 혼자 내버려 둔다던가, 예방접종을 맞았는데 아프다던가.. 길면 30분을 나를 보면서 옹알거리는데, 미묘하게 혼나는 기분이다. 카페에서 포스팅 중인 지금도 옆에서 쉬지 않고 옹알거리는 중.
그리고 울거나 찡얼거릴 때 "음머"라던가 "엄머"라던가 아주 가끔"엄마"라고 하는데 이게 나를 부르는 건지.. 그냥 옹알이의 일부분인지는 알 수가 없다. 자꾸 "얘가 엄마라고 부르는 건가?!" 하면서 설레발을 치게 되는데, 애써 넣어두고 있다.
까꿍놀이를 좋아해서, 기분이 좋을 때는 헤헤헤 하면서 소리 내서 잘 웃는다.
움직이기 :: 잘 기어 다니고 잘 잡고 일어선다. 그리고 잘 넘어진다
뒤집거나 기어 다니는 건 꽤 잽싸다. 베이비룸의 문을 열면 호시탐탐 나갈 기회를 노린다. 잠깐 눈 돌린 새 탈출해서 소파 밑에서 로봇청소기를 붙잡기도 했다. 힘도 상당히 센 편이라 기저귀를 갈거나 목욕 후 물기를 닦아줄 때면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다. 어쩜 기저귀만 갈라고 하면 그렇게 휙 뒤집는지.. 엄마도 한 힘 한다고 생각했지만, 기저귀도 안 뗀 아들 앞에서 두 손 두 발 다 들게 생겼다 ㅠㅠ
그리고 최근 2~3일 사이에, 베이비룸 벽을 잡고 일어나는 빈도가 확 늘어났다. 오늘 아침엔 제법 안정적으로 벽 꼭대기를 잡고 서 있더라. 하지만 서있다가 앉는 방법을 아직 몰라서 힘 빠지면 100% 넘어진다는 것. 엉덩방아를 찧으면 그나마 양반이고, 얼굴을 부딪히거나 뒤로 넘어가서 머리를 쿵 하는데, 뒤쿵 방지 쿠션으로는 감당이 안 될 것 같더라. 베이비룸 안에 매트를 깔아놨지만 그래도 정통으로 넘어지는 건 걱정되고.. 그래서 헬멧처럼 생긴 머리보호대를 구매해서 베이비룸 안에 있을 때는 채워주고 있다. 처음에는 갑갑하다며 한참을 울더니, 이제는 좀 적응했는지 씌워도 울지는 않는다. 뒤로 정통으로 넘어져도 덜 우는 걸 보니 효과도 있고. 하지만 안 씌웠을 때보다 땀을 많이 흘리는 건 단점이다. 여름이라 어쩔 수 없지만..
정리하다 보니 꽤 길다. 크게 아픈 데 없이 잘 먹고, 잘 자고, 7개월 동안 잘 자라줘서 고맙다. 이유식을 시작하니 번거롭고 손은 많이 가지만 오물오물 잘 받아먹는 우리 단디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내일 오후엔 양배추를 넣은 이유식을 만들어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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