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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베이비브레짜 이유식기 사용기

단디는 6개월부터 이유식을 시작했다. 이제 딱 한 달 된 셈이다.

첫 보름은 하루 한 번 이유식을 먹였다. 처음엔 반은 엎고 반은 흘리고.. 이걸 먹는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을 수준이었지만, 며칠 지나니 숟가락을 보면 입을 벌리면서 잘 받아먹더라. 가끔은 공격적으로 숟가락을 낚아채가면서!

적응에 문제가 없는 것 같기에 하루 먹는 횟수를 두 번으로 늘렸다. 묽은 초반 미음은 영 안 먹으려고 해서 죽처럼 만든 다음 입자만 곱게 갈아서 주면 냠냠 잘 먹는다. 처음 시도하는 재료는 먹는 양이 좀 적나 싶다가도 두세 번 먹다 보면 어느새 익숙해졌는지 맛있게 잘 먹는다.

 

첫 이유식 조리는 냄비로 시작했다. 쌀을 불려서 갈고 끓여서 미음으로 만드는.. 초기 이유식은 과정이야 간단하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첫 단계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불린 쌀을 믹서에 갈려고 할 때마다 단디가 자지러지게 우는 것. 집에서 쓰는 믹서가 파워가 센지 소리가 어마어마했다. 그래서 입자를 곱게 갈지는 못하고, 끓인 다음에 체에 꾹꾹 으깨가며 고운 미음을 만들었었다. 다음에는 바로 쌀가루를 구매. 쌀미음 자체는 쌀가루를 넣고 그냥 끓이면 되니 어려운 건 없었다.

 

문제는 재료가 하나씩 추가되다보니, 이유식을 하고 보면 설거지가 산처럼 쌓인다는 것. 그리고 혹여라도 눌어붙을까 봐 냄비 앞을 떠날 수가 없다는 것. 그리고 단디는 그런 엄마를 이해하고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 ㅠㅠ 이런 이유로 당근 마켓에서 이유식기를 구매하기로 했다.

분유 제조기로 생긴 무한 신뢰의 영향으로.. 이유식기도 베이비 브레짜로 구매하기로 했다. 다른 이유식기보다 좀 비싸긴 했지만 돈값할 거라 믿고 구매 진행. 좋은 판매자분을 만나서 상태가 좋은 매물을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베이비브레짜 이유식마스터기. 크기가 앙증맞다

 

이유식마스터기 측면샷. 뒤쪽 위에 있는게 물통이고, 스팀부랑 연결되어 있다

 

패기 넘치게 보름 넘게 사용한 결과, 두어 번은 실패했다. 한 번은 초반부터 물을 너무 많이 넣어서 묽어져 버렸고, 다른 한 번은 한꺼번에 한다고 양을 너무 많이 넣었다가 넘치는 바람에 수습에 고생했다. 물을 너무 많이 넣으면 안 되나 보다 싶어서 너무 적게 넣었더니 믹서가 안 돌아간 적도 있다. 이 때도 역시 체로 수동으로 걸렀지만, 하필 소고기가 들어간 죽인지라 덩어리가 너무 걸러져서 난감했다.

그래도 이젠 대강 적응해서 단디가 좋아하는 형태로 잘 만들어낸다. 잘 되니까 이유식 만드는 것도 꽤 재미있다. 설거지 양은 당연히 많지만, 냄비 이유식을 만들 때에 비교하면 그저 양반이다.

 

소고기양배추이유식 만드는 과정. 스팀 20분+갈기 자동모드 돌린 후

 

어제 아침에 만든 소고기단호박이유식을 다 먹어서, 이번에는 소고기와 양배추를 넣어 만들어 보았다. 

  • 소고기 - 이유식용 소고기를 100g씩 사서 큐브에 소분해서 냉동해둔다. 1회 20~30g.
    사용 직전에 물에 넣어 해동+핏물제거
  • - 쌀이나 쌀가루보다는 지은 밥이 브레짜와 궁합이 맞는 것 같다. 1회 70g 사용.
  • 그 외 야채 - 관리하기 편하게 가루 형태로 사서 사용(툭탁 야채 가루). 1회에 3g짜리 한 포 사용.

재료와 물 100ml를 넣고 자동모드로 20분 설정해두면 스팀으로 20분 익히고 나서 30초 동안 믹서가 돌아간다. 자동모드는 버튼을 누를 때마다 5분씩 추가되는 방식이고. 보통 20분 자동모드 후 농도를 확인하고 물을 추가해서 5~10분 더 돌리면 완성이다. 소분하기 직전에 양과 농도를 마지막으로 체크하고, 보통 3회분 정도로 나누어 소분한다. 1회 양은 7~80g 정도.

 

완성한 소고기양배추이유식. 70g 둘에 80g 하나

 

직전에 만들었던 소고기단호박이유식. 베이스 레시피가 같아서 양도 비슷하게 나왔다

 

사용법에 익숙해지고 나니 제법 편하다. 무엇보다 눌어붙을까 애가 울까 걱정해가며 불 앞을 지키고 서 있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 제일 좋고, 스팀으로 익히면서 채즙이나 고기 육즙이 다른 데로 빠지지 않고 그대로 이유식에 다 들어간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쌀가루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자칫 스팀을 돌린 후 떡처럼 뭉치는 경우가 있기에, 쌀가루보다는 지은 밥 사용을 추천한다. 쌀가루를 사용한다면 초반에 5분 스팀 하고 한번 갈고를 몇 번 반복해주면 된다. 쌀가루로 처음 만들다가 지은 밥으로 변경하고 나니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아졌다.

 

1단계 이유식이 끝나면 체망에 거르는 작업을 생략할 수 있으니, 그릇도 좀 덜 나오고 좀 더 간단해지겠지?

결론은 매우 만족. 이유식 졸업하는 날까지 마르고 닳도록 사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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